약자를 괴롭히는 사악한 사회에 희생당하는 병사 보체크가 주인공인 이 오페라는 알반 베르크가 1차 대전 중에 스스로의 체험을 반영해 작곡한 작품이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계단, 경사로, 버려진 가구들, 쓰레기 더미로 이루어진 무대에 켄트리지의 트레이드마크인 목탄화 애니메이션, 프로젝션, 영화 클립 등으로 거꾸러진 전투기, 서치라이트, 가스마스크, 전쟁터 등의 이미지를 조합한 연출이 대단히 생생하고 인상적이다. 돈 조반니 역으로 유명한 바리톤 페터 마테이가 보체크 역에 처음으로 도전하며, 엘자 반 덴 히버가 보체크의 아내 마리 역을 열연한다. 보체크를 괴롭히는 군악대장 역은 바그너 전문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가, 희극적인 연기가 탁월한 테너 게르하르트 지겔이 대위 역, 크리스티안 반 호른이 의사 역을 맡았다. 앤드류 스테이플스는 보체크의 동료 안드레스 역으로 메트에 데뷔한다.